그래비티 서울 판교, 韓 실리콘밸리의 아지트가 되다 (2)

2021/02/08

[ 1편: 그래비티 서울 판교 – 공간 소개 보러가기 ]

지난 편에서는 그래비티 서울 판교의 주요 공간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심미성과 실용성을 전했지만, 여전히 궁금함은 남는다.
그래비티는 어떤 고민들을 거쳐 완성될 수 있었을까.
그래비티의 처음과 오늘을 함께하는 두 중심축. 김선희 총지배인과 신정연 브랜드전략팀장을 만나보았다.

           

20년 차 호텔리어, 총지배인 김선희
“판교 속 그래비티의 역할”

Q. ‘판교’라는 지역의 고객 특성은 그래비티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나.

첫째로, 판교는 성공한 신도시의 대표 사례다. 테크노밸리 유치로 경제적 자립을 이룬 고소득 상업지구다. IT 중심이다 보니 비즈니스 고객도 많다. 둘째는, 판교 5~60대 고객들의 특성이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도 잘하고, 문화 향유 욕구도 높다. 셋째는, 워크인 고객이다. 서울 호텔의 99%가 사전예약으로 이뤄지는 것과 상반된다. 내부적으로는 비교적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 덕이라고 본다. 특별한 계획 없이 그날의 기분 따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샐러드를 테이크 아웃하러 오시는 분, 백화점 들르기 전 식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 등 가볍게 찾는 분이 많다.

앞서 말한 특징들이 종합적으로 나타난 건 지난 폭설 당일이었다. 판교에 직장을 둔 타 지역민들이 폭설로 퇴근이 어렵게 되자 호텔로 몰렸다. 지역 내에 더 저렴한 숙박시설도 있었고 여러 방법으로 집에 갈 수도 있었지만 많은 분이 그래비티를 찾았다. 호텔로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으나, 출근하는 투숙객들에게 그래비티 크루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커피와 쿠키를 제공한 기억이 난다.

제로비티 바 스테이션은 낮과 밤의 차이가 극명한 공간이다.

Q. 20년 차 호텔리어다. 경험을 토대로 그래비티에 적용한 오늘날의 호텔 트렌드는 무엇인가.

호텔을 대하는 고객의 태도는 경험이 쌓이며 변한다. 10여년 전만해도 대부분 비즈니스 목적으로 호텔을 찾았다. 주5일 근무제 도입과 함께 여행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호텔은 편안함을 주는 숙소의 개념으로 바뀐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호텔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그래비티는 이런 변화를 반영해, 단순히 숙박을 위한 공간이 아닌 고객 니즈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공간을 추구했다.

그래비티를 단 하나의 특성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모두의 개성을 끌어 당길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목표를 우선으로 디자이너 ‘라자로 로사 비올란’과 디자인적 설계를 했다. 결과적으로 그래비티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취향과 선호를 가진 고객이 찾는다. 이런 특성을 체감할 수 있게 잘 설계한 것이 낮과 밤의 무드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 설정은 그래비티의 시공간이 호텔이라는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Q. 그래비티가 오픈하기까지 중요하게 생각한 신념은 무엇인가.

코로나 이후, 여행, 호텔, 면세와 같이 해외고객과 흐름을 같이하는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호탤앤리조트는 호텔업을 확장 중이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객과 비즈니스 영역 모두 강화하겠다는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의지가 강력하다.

또, 총지배인으로서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은 ‘판교’라는 지역과 열린 조직문화에 있다. 24시간 쉼 없이 운영되어야 하는 호텔은 다양성을 수용한 조직문화가 가장 빛나는 업이다. 그래비티는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채용하고 권한을 부여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우선시한다. 그래비티 크루에게서 나오는 활기찬 에너지가 고객을 끌어당기는 가장 큰 마법이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우선시한다.

           

브랜드전략팀 신정연 팀장
“그래비티 세계관을 설계하며”

Q. ‘그래비티’라는 이름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나.

‘중력’이란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 그래비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자 중심을 의미한다. 그래비티는 전통적인 호텔의 기능에서 나아가 지역민들의 삶의 허브가 되고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포부를 담았다. 중력처럼 에너지에 이끌려 공간에서 자유롭게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끌어당김과 구심점. 이러한 핵심 의미를 담으면서도 여러 문화권에서 부정적 연상이 되지 않는 단어를 찾기 위해 다양한 과정을 거쳤다.

엘리베이터 홀 벽면 세라믹 타일의 문양이 1층은 가장 아래에 하나의 모습으로,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공중부양하여 균형잡힌 두 문양으로 갈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최종적으로 그래비티가 선정되었으나 덜어낼 부분도 있었다. 라이프스타일 호텔은 특유의 생기가 필요한데 그래비티가 본래 가지고 있는 어두움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미지들이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레비테이션(lévitation), 즉 공중부양 컨셉을 인테리어에 적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벽면 문양이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보이는 벽면을 보면 층마다 다른 레비테이션 느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비티의 무거움을 상쇄시키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장치로 사용했다.

Q. 조선호텔앤리조트 호텔 라인업에서 ‘그래비티’가 갖는 차이는 무엇인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라인들은 핵심적인 아이덴티티는 같지만, 위치한 지역과 문화에 따라 차이를 둔다. 오토그래프 컬렉션은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호텔의 집합체로서 까다로운 제휴 기준으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한다. 판교는 비즈니스 중심의 수요 기반에 30대의 테크노밸리 직원 비율 75%, 유동인구 중 30대 비율이 26.4%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주중과 주말, 객실과 F&B의 고객이 현격히 달라지는 곳이다. 판교는 상권은 넓고 다양하지만, 취향을 나누고 커뮤니티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적다. 그래비티는 삶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통해 Gather, Connect, Impact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Q. 10년 뒤, 그래비티가 어떤 호텔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그래비티의 브랜드 에센스는 고객과 지역민들의 라이프 허브(Your Modern Hub)이다. 슬로건처럼 고객의 잠든 일상을 깨우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공간, 라이프 쉐어가 가능한 프로그램, 그리고 그래비티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다이나믹하고 현실적인 서비스가 변함없이 지속되어 오래도록 신뢰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10년 후에도 그래비티는 판교의 여행자에게는 독보적인 선택 우위의 호텔로, 지역민들에게는 생동감 있는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포지셔닝 되기를 바란다. 덧붙여 새로운 호텔 문화를 제안하고 있는 그래비티의 첫선을 보인 판교가 세계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기억되었으면 한다.


아무리 멋진 장소라도 접근성이 불편하면 피곤한 일이 된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멀리 있는 커다란 행복보다 가깝고 소소한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우리 동네’의 특별한 장소들이 그렇다. 인근 주민에게 그래비티는 특별함을 평범한 일상 속으로 끌어오는 중력의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 온라인상의 교감과 편리함을 경험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상황이 길어지면서 오프라인에 대한 갈망이 커지기도 한다. 언젠가 모두가 다시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 오면 그래비티는 지금보다 더 역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마스크를 벗은 채, 그간 누리지 못한 교감으로 시끌벅적할 사람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