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현 담당의 리테일 테크] 오프라인 유통, 인간지능에서 인공지능으로 1편

2020/08/04

▶온라인 유통 개막과 함께 오프라인 강점은 약점으로 둔갑
▶고정비는 최소화하고 퍼포먼스는 최대화하는 대책 필요
▶오프라인 유통, ‘인공지능’으로 격변의 시대 속 경쟁력 확보하라

최근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은 큰 위기에 직면했다.
시장 성장기에는 많은 매장 수와 직원, 넓은 매장, 다양한 구색이 큰 강점이었지만, 시장 쇠퇴기에 다다르니 위험요소로 돌아왔다.

         

어제의 강점이 오늘의 약점으로

 

1. 많은 매장 수
모든 매장은 최소한의 리소스가 필요하다. 매장이 크든 작든, 매출이 많든 적든, 1년 365일 점포 유지 비용이 발생한다. 사람으로 치면 기초대사량이다. 시장 성장기에는 매장을 오픈하면 곧 수익이 발생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장 쇠퇴기에는 많은 매장 수가 오히려 부담이 된다. 많은 매장 직원 수도 마찬가지다. 성황일 때는 많은 직원이 힘이지만, 불황일 때는 짐이 된다.

2. 넓은 매장
시장 성장기의 등식은 ‘넓은 매장 = 많은 상품 진열 = 많은 매출’이었다. 그러나 시장 쇠퇴기에는 ‘넓은 매장 = 많은 상품 진열 = 많은 점포 운영 비용(인건비) = 재고 부담’으로 이어진다.

3. 다양한 구색
대형 할인점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다양한 구색’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이 등장하자 변화가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인기 상품을 유지하는 것은, 매장 노동력과 재고 관리 효율 측면에서 오히려 손실이 됐다. 그렇다고 구색을 축소하면 대형 할인점의 근원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이라 과감한 조정도 쉽지 않다.

           

모든 위기의 중심에 고정비가 있다

앞선 모든 문제를 꿰뚫는 핵심 주제는 바로 고정비다.

많은 매장 수는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고정비를 높인다. 넓은 매장은 최소 취급 구색 수를 올린다. 이에 따른 노동력도 고정비를 더한다. 다양한 구색은 그 자체로 관리 비용과 재고 비용 증가를 불러 고정비를 늘린다. 이 때 많은 매장 직원 수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쉬운 VS 어려운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손쉬운 길이 있다. 매장을 없애고, 진열 공간을 줄이고, 그에 따라 취급 구색 수도 축소하고, 매장 직원도 정리하면 된다. 그러면 매출도 덩달아 줄어들겠지만, 뭐 어떤가. 매출액 대비 고정비가 부담 안 되는 수준까지 줄이면 망하지는 않는다. 퍼포먼스를 떨어뜨리면서 생존하는 방법이다. 일명 존버(존중하며 버티기) 전략.

두 번째는 아주 어려운 길이다. 매장 수와 규모, 구색은 최대한 유지하고, 고정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인력도 현 상태를 유지하고 퍼포먼스를 극대화해야 한다.

쉬운 길은 이 글에서 더 이상 논할 생각이 없다. 자, 그럼 이 어려운 길을 어떻게 헤쳐나갈 텐가. 바로 글 제목,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후퇴하면 쇠락하는 길뿐이다. 오직 전진만이 살길이다. 기존 무기로는 전진할 수 없다. 사람을 도와줄 무기 ‘인공지능’이 필수다. 인공지능이 바꾸는 오프라인 유통, 앞으로 함께 살펴볼 주제이다.

오늘 첫 회에서는 인공지능이 어떤 영역에 활용되고, 그 말썽 많은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지 큰 그림을 소개한다.

큰 그림 1. 구색을 최적화하자
상품 구색은 가장 중요한 유통 경쟁력 중 하나다. 특히 대형 할인점의 경우, 상품 카테고리가 늘어나면 관리의 어려움이 생긴다. 현재는 상품 구색을 전통적인 방식, 즉 사람의 힘으로 관리한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최근 각광받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이 기법을 이용하여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과 데이터 분석 업무를 자동화하는 형태로 최적화할 수 있다.

이마트 매장에 도입된 ‘전자가격표시기(ESL)’. 중앙 서버의 상품정보를 변경하면 각 매장 내 전자가격표시기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큰 그림 2. 가격을 최적화하자
온라인은 실시간으로 최저가를 계산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엔 어렵다. 물론 최근 ESL(Electronic Shelf Label) 기술로 매대에 표시된 상품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특성상 상품 가격 정보를 개인화하는 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판매 가격과 판매 주기의 유기적 변동은 고객의 상품구매 폭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는 판매 사원의 감으로 판매 가격을 변동하는 게 전부였다. 이 또한 최신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가격 최적화(Price Optimization) 학습 모델로 최적 가격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그림 3. 수요를 예측하자
상품 매입 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수요 예측이다. 이 수요 예측이 잘못되면 악성 재고가 쌓인다. 재고가 쌓이면 필요한 노동량이나 고정비가 늘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이러한 재고 관리 영역에도 머신 러닝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것도 이후 시리즈 글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국내 최초로 신세계아이앤씨와 이마트 S랩이 공동 개발한 ‘매대스캔 로봇’. 매대스캔 로봇은 매장을 이동하며 상품 진열 상태를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재고를 관리한다.

큰 그림 4. 진열을 자동화하자
매장 내 상품 진열은 100% 노동의 산물이다. 상품 입고부터 후방 이동, 전방 매대 진열, 업무 시간 중 추가 보충 진열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친다. 100% 노동으로 이루어지는 업무 영역은 인공지능에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된다. 신세계아이앤씨의 매대 스캔 로봇이 좋은 예다. 매대 스캔 로봇은 컴퓨터 비전 기술과 데이터 분석, 자율 주행을 기반으로 매대에 진열된 상품의 현재 재고와 결품 현황을 파악하는 로봇으로, 유로샵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큰 그림 5. 노동 효율을 극대화하자
예전에는 매장 직원의 직무가 하나였다. 해당 직무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 예전의 방식을 고집할 수는 없는 일. 이제 점포에서도 상황에 맞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멀티잡 형태의 근무 형태가 나타났다. 이때 부족한 전문성을 인공지능으로 해결할 수 있다.

큰 그림 6. 고객의 퍼포먼스도 높여보자
고객의 퍼포먼스를 높인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고객은 매장에 상품을 사러 온다. 그리고 그들은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원한다. 또, 구매 시간이 길어지지 않길 바란다. 매장에서의 스마트한 쇼핑 경험도 인공지능이 만들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만고의 적 “고정비”를 낮춰주는 인공지능 활용 예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트렌드리포트

박창현 이마트 S-LAB 담당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지는 그 날을 기다리며,

May the Force be with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