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이마트 월계점, 그로서리와 테넌트 투 트랙 전략으로 간다

2020/06/04


주말 아침 다 같이 ‘카페 마마스’에서 브런치를 먹는다. 아빠는 ‘일렉트로마트’와 ‘레고스토어’, 엄마는 ‘아크앤북’과 꾸까’, 아이는 ‘바운스 트램폴린’으로 각자 흩어진다. 몇 시간 후 다시 모여 와인과 스테이크용 한우 등심, 밀키트 2~3개와 과일을 사서 귀가한다.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에서의 하루가 아니다. 휴일 반나절을 오롯이 보낼 수 있는 미래형 대형마트의 일상이다. 휴대폰은 잠시 잊고 진정한 휴식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의 모습이다. 지난달 이마트가 미래형 점포로 추진한 ‘이마트타운 월계점’이 오픈했다.

뉴 이마트로 불리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반드시 오프라인을 방문해야 경험할 수 있는 그로서리(신선식품)와 테넌트(임대매장)를 전면에 내세운 테스트 점포이다. 오픈 당일 고객의 입장에서 변화한 뉴 이마트를 체험하기 위해 이마트타운 월계점 곳곳을 직접 확인했다.

           

“대형마트, 그 이상의 시작”
복합쇼핑몰

5월28일 오전 9시. 월계점 앞에는 오픈 1시간 전부터 새로운 이마트를 경험하기 위한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색적인 모습은 대기하는 고객의 연령대다. 20~30대 젊은 고객이 다수다. 국내에서 10번째로 문을 연 공식 레고스토어를 비롯해 바운스, 꾸까 등 이색 테넌트를 기대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20대 남성 고객은 “비가 내려 늦게 출발했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많다. 원하는 한정판을 모두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흥분된 모습이었다. 아이와 함께 오픈을 기다리던 30대 여성 고객은 트램폴린 키즈카페 바운스와 커피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플라워 카페 꾸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존 이마트를 떠올리면 파격적인 변화다.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장보기를 중심으로 하고 임대매장인 테넌트는 부수적인 요소였기 때문이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에서는 1,100평(3,636㎡)이었던 테넌트 매장을 4,100평(13,553㎡)으로 4배 가까이 확대하여, 테넌트의 비중을 70%까지 늘렸다.

새롭게 선보인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더 이상 대형마트가 아니었다. 맛집 편집숍과 다양한 테넌트를 중심으로 기존 대형마트의 강점인 신선식품과 델리/베이커리 중심의 백화점 식품 코너를 결합했다. 전혀 새로운 복합쇼핑몰로 느껴졌다.

2층의 임대 매장들은 이런 특성을 드러냈다. 스튜디오 톰보이, 코오롱, 쉬즈미스 등 그간 이마트에서 만날 수 없었던 의류 매장들이 곳곳에 배치되었다.

1층 꾸까 플라워 카페에는 농장에서 직접 공수한 제철 꽃과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플라워 클래스를 즐길 수 있는 별도의 클래스룸도 눈에 띄었다. 뷰티편집샵 눙크에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메이크업 시연을 하고 있었다.

매장을 둘러보던 한 여성 고객은,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 장보기는 시작도 못 했다. 오후까지 여기에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객 체류시간 극대화를 목표로 한 이마트의 체질 개선. 복합쇼핑몰 이마트타운으로의 변화는 방문 고객이라면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세심하고 고급스러운 변화는 월계점 구석구석에 닿았다. 대표 사례는 여자 화장실이다. 월계점이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로 변화한 것처럼,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화장실 역시 하나의 복합휴게공간으로 변했다. 라운지 형태의 월계점 여자 화장실은 파우더룸이 따로 분리되어, 구획된 자리에 앉아 편하게 화장을 고치거나 쉴 수 있었다.

           

“신선함을 골라 먹는다”
델리와 그로서리 매장 확장

일반적으로 대형마트 입구엔 과일 매장을 배치한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선택은 달랐다. 첫눈에 들어오는 건 좌측의 델리 코너다. 방금 주방에서 빚어 나온 만두와 어묵에서 김이 피어 올랐다. 장충동 족발과 이탈리안 파스타 매장도 한 켠에 마련했다. 이렇게 되니, 이마트에 입장하는 사람들의 발은 델리코너에서 자연스럽게 멈췄다.

실제로, 델리 매장을 지나던 많은 고객들은 어묵이나 만두를 첫 번째 상품으로 카트에 담고 다른 코너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이마트 입구에 위치한 블랑제리도 마찬가지다.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구운 식빵을 120개만 한정 판매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더불어, 이 블랑제리 매장은 과거 대형마트에서 볼 수 없었던 프리미엄급 빵을 개당 1000원~2000원 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대로 좌측 라인을 따라 들어가면, 젓갈류와 기본 반찬을 파는 오색밥상과 밀키트 존이 드러난다. 1~2인 가구에 맞춘 양으로 가정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구성이다. 이것이 이마트타운 월계점 내부의 첫인상이다. 매장 입구를 현재 트렌드에 맞게 바꾼 것이다.

다시 매장 입구로 돌아와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니 널찍한 그로서리 존이 펼쳐졌다. 매장의 구역별 면적 변화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의도를 수치로 드러낸다. 그로서리를 기존 1,100평(3,636㎡)에서 1,200평(3,966㎡)으로 확대한 반면, 비식품 매장은 3,600평(11,900㎡)에서 500평(1,652㎡)으로 대폭 축소했다. 온·오프라인 모두 품질이 균일한 비식품의 비중을 줄이고, 오프라인만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그로서리 비중을 늘렸다. 신선식품에 대한 이마트의 의지가 확고히 드러나는 지점이었다.

           

“스테이크 용으로, 딱 이 두께로 잘라주세요”
맞춤 고기, 맞춤 생선 – 오더메이드

밀키트 존에 이어 소비자 구매 여정을 따라가면 수산, 정육 코너를 만날 수 있다. 어디든 있는 코너지만, 월계점만의 특징이 있다. ‘오더메이드’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원하는 고기를’ ‘원하는 모양과 두께로’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정육 코너에서 캠핑 스테이크를 설명하자, 살치살 3cm 정도를 추천한다. 평소엔 “이거(살치살)요”, “감사합니다”로 끝났을 대화 사이가 유용한 정보로 채워졌다.

수산 코너도 마찬가지다. 두께, 칼집, 소금간까지 원하는 방식으로 손질해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의 영향으로 키오스크가 증가하는 실정이지만, 이 수산-정육 코너에선 오직 대면에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함을 살렸다.

           

“찾는 브랜드 모두 모였다”
헬시 멀티샵과 와인 앤 리큐르 샵


가공-일상 코너들도 변했다. ‘와인 앤 리큐르 샵’과 ‘헬시 멀티샵’은 소비층의 다양한 기호를 위해 전문성을 높였다. ‘헬시 멀티샵’은 이마트 최초의 시도다. 30평(99㎡) 규모의 공간에 정관장, 참다한, 동원, GNC 등 다양한 브랜드가 한곳에 모였다. 상품군 역시 대폭 강화해 일반 매장과 비교해 가짓수를 20~30% 정도 늘렸다.

63평(208㎡) 규모의 ‘와인 앤 리큐르 샵’은 규모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언뜻 보기에 수백여 종의 와인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프랑스, 칠레, 미국 등 원산지에 따라 구획을 나누고, 가격표에는 당도로 맛의 특성을 표기하여 초보자들도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그 옆의 맥주 코너도 고심한 결과가 느껴졌다. 기존 대형마트에서 맥주 구매 시 아쉬운 점은 종류가 적고 상온 진열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와인 앤 리큐르 샵의 벽을 차지하는 17대의 냉장고에는 350여 종의 맥주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냉장고 앞을 서성이던 남자 고객들은 “처음 보는 맥주다”, “여행 갔을 때 먹어봤던 건데 한국에선 처음 본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맥주를 고르고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는 ‘주류’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의도가 드러난다.

           

“마트 안에서 하는 맛집 검색”
핫플을 옮겨놓은 식음 브랜드


부동산 및 유통 업계의 주요 화두는 ‘키 테넌트(Key tenant)’다. 키 테넌트란 상권의 집객력을 높이는 주요 점포를 말한다. 이마트는 성수점의 ‘마켓 로거스’에 이어 월계점에도 키 테넌트로 자리 잡을 브랜드들을 입점했다. 서소문을 본점으로 하는 브런치 카페 ‘카페 마마스’와 가로수길의 일본 가정식 브랜드 ‘온기정’ 등 이미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맛집들을 월계점 내에서 찾을 수 있다.

맛집을 찾기 위해 멀리 갈 필요 없었다. 이제는 장보러 가기 전 맛집부터 검색해봐야 할 일이다. 점심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도, 1층에는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선 매장도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푸드코트인 ‘엘리펀트’가 있다. 모던 한식 반상전문점 ‘반궁’, ‘KFC’ 등 눈에 익은 프랜차이즈 매장들로 구성된 푸드코트다. 그 중에서도 일명 ‘백종원 파스타’라 불리는 ‘롤링파스타’ 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시내에서도 대기가 일쑤인 맛집이 이마트타운 월계점 푸드코트에 들어선 것이다.

특히 별도 콘센트가 마련된 1인석(16석)과 매시간 만화영화를 상영하는 키즈존, 그리고 매장 내 손을 씻을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트렌드에 맞춘 구성이 눈에 띈다. 실제로 1인석에서는 혼밥족은 물론, 급한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 노트북과 함께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놀이터가 된 마트”
엔터 시설


먼저, 월계점의 특성은 맘키즈 회원 수(*맘키즈 포인트 카드 회원 중 임산부와 7세 이하의 자녀를 둔 고객에게 다양한 쇼핑 정보와 혜택을 주는 회원: 신세계 무료 회원제 서비스 회원을 말함)가 지점 평균의 1.8배를 상회한다. 월평균 매출 또한 약 2배에 다다른다. 즉, 아이를 만족시키는 시설이 주요 소비자인 부모의 집객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2층에 올라가자, 아이들이 많아진 것이 눈에 띄었다. 먼저 2층 중앙에는 230평(760㎡) 규모의 ‘아크앤북(Arc N Book)’이 자리한다. 시청점 1호점을 필두로 서점 트렌드를 이끄는 매장이다. 동화책을 울타리처럼 삼은 독서공간과 레고나 기타 큰 책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 큰 테이블로부터,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책 코너의 소개도 다양했다. 영감, 양식, 일상, 주말 등으로 나뉜 각 코너들의 설명은, 딱딱하지 않고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또한 내부에 위치한 이디야커피는, 아크앤북을 읽고 마시고 즐기는 리딩엔터테인먼트의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레고 스토어는 레고만의 정체성이 확연하다. 덴마크 레고그룹 가이드라인에 따라 디자인한 매장은, 희귀 제품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가득했다. 그 중에서도 원하는 브릭을 골라 담아 구매할 수 있는 픽어브릭 (Pick-A-Brick) 존 과 나만의 피겨를 만들 수 있는 맞춤 미니피겨 (Build-A-Minifigure) 존은, 레고 스토어를 놀이터처럼 즐길 수 있는 주된 이유다.

바운스 트램펄린 역시 부모와 아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키 테넌트다. 바운스 트램펄린은 다양한 스포츠 액티비티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전신근육을 자극하고 교감과 도전정신을 키울 수 있는 콘텐츠들을 모두 날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또한, 안전 전문 선생님이 상주하여 안전은 물론 체육 프로그램까지 체험이 가능하다.


이마트가 크게 한 걸음 내디뎠다. 특히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결과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마트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마트타운으로 새로운 면모를 갖춘 월계점의 경쟁력은 서울 동북부에서 어디까지 닿을지. 지금보다 몇 년 뒤가 더 궁금해지는 ‘미래형’ 복합쇼핑몰 이마트 월계점이다. #고현장